호반건설, 우선협상 따내고 소송·취하2차 입찰 유찰까지…시공사 선정 장기화착공 지연에 금융비용 월 15억원 부담학교·국제학교 계획도 차질
  • ▲ 인천 송도국제도시 11공구에 들어설 송도 글로벌타운 3단계 조감도. ⓒ인천글로벌시티 제공
    ▲ 인천 송도국제도시 11공구에 들어설 송도 글로벌타운 3단계 조감도. ⓒ인천글로벌시티 제공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조성될 재외동포 주거단지 3단계 개발사업이 인천글로벌시티와 호반건설과의 시공사 선정 갈등과 법적 공방으로  사업추진에 난항을 겪으면서 호반건설에 대한 지역사회 비판이 거세다.

    당초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호반건설이 시행사의 지위 해제에 법적으로 대응했다가 돌연 소송을 취하했지만, 후속 입찰마저 유찰되면서 수천억원 규모 개발사업의 불확실성만 키웠다는 지적이다.

    17일 공공개발시행사인 인천글로벌시티개발(IGCD)과 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지난 3월 송도 글로벌타운(가칭) 3단계 주거단지 조성사업 시공사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당시 호반건설은 6221억 6500만원을 제시하며 경쟁사보다 낮은 공사비로 협상 우위를 확보했다.

    그러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계약협상과정에서 갈등만 심화됐다. 인천글로벌시티와 호반건설이  두 달간 진행된 협상에서 공사비와 계약 조건을 둘러싼 시행사와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업 시행자인 IGCD는 입찰 당시 제시된 총액계약 원칙 등을 준수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우선협상대상자인 호반건설은 물가인상과 건자재값 상승에 따른 공사비 조정과 관련한 요구를 제시하면서 협상이 게속 난항을 겪었다.

    IGCD는 ‘송도 11공구 Rc1블록 공동주택 및 부대시설 신축공사 시공사 입찰지침서’에 따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 본계약 체결에 나섰지만 대면 모임 6회만 진행됐을 뿐 호반건설의 의도적 회의 지연 및 소통 회피로 계약과정에 전혀 진전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호반건설 측은 공문을 통해  불가항력(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공사금액 조정 검토, 분양불 도급사업에 따른 분양가 상호 협의 결정 및 준공 후 미분양 시 공사비 지급 방안 등 4개 항에 대해 6월 도급계약 체결 전 사업의 성공적인 수행에 반드시 조율돼야 할 핵심 사항이라며 IGCD가 이를 수용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IGCD 입장은 단호했다. 시공사 입찰지침서 상 ‘계약 조건 및 낙찰자 선정’ 항목에 물가 상승 적용하지 않고, 입찰 방식은 제한경쟁입찰 및 총액입찰로 정하고 있어 호반건설이 주장하는 공사금액 조정을 검토할 경우 ‘배임’ 문제가 발생해 수용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상황이 이러하자  IGCD는 지난 5월 말 호반건설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해제했다. 호반건설은 이에 반발해 지위 해제에 문제가 있다며 6월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계약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데 이어 시행사의 결정까지 법적 절차를 통해 뒤집으려 한 셈이다.

    그런데 법원의 판단을 앞두고 호반건설은 첫 변론까지 진행된 가처분 사건을 지난 11일 돌연 취하했다.  소송을 제기한 지 불과 두 달여 만에 스스로 법적 절차를 거둔 것이다. 

    결과적으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해제가 적법했는지 여부조차 법원 판단을 받지 못한 채 사건이 종결됐다.

    더 큰 문제는 그 사이 사업 일정과 시공사 선정 절차가 차질을 빚으면서 사업지연이 장기화 된 것이다. 

    IGCD는 지난 7월 후속 재공모 입찰을 진행했지만 호반건설만 응찰하면서 경쟁입찰이 성립되지 않아 유찰됐다.  당초 대우건설과 롯데건설, IPARK 현대산업개발 등 여러 건설사가 관심을 보였던 사업이지만 실제 입찰 단계에서는 참여하지 않았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계약이 무산되고, 지위 해제에 따른 소송까지 이어진 과정이 사업 참여를 검토하던 다른 건설사들의 판단에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결국 호반건설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계약 체결로 이어지지 못했고, 법적 대응 역시 결론 없이 끝났다. 여기에 후속 입찰마저 유찰되면서 사업은 사실상 다시 시공사 선정의 출발선에 서게 됐다.

    특히 시공사 선정 지연은 단순히 착공 시점이 늦어지는 문제를 넘어 사업 자체의 금융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IGCD에 따르면 현재 토지대금 관련 차입이자와 법인 운영비 등으로 매월 약 15억원의 고정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 토지대금 잔금 3060억원에 대한 이자가 7억4000만원 △ 중도금 1650억원에 대한 대출이자가 4억1000만원이며 △ 법인 일반관리비 3억원 △ 모델하우스 임차료 5000만원 등이 매월 지출되고 있다.

    시공사 선정과 착공이 늦어질수록 이 같은 금융비용과 운영비가 고스란히 누적될 수밖에 없어 사업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착공 등 사업 일정도 차질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IGCD는 지난 3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으로부터 주택사업계획 승인을 받았으며 당초 착공 예정일은 6월 30일, 사용검사 예정일은 2030년 1월 31일이었다.

    그러나 8월에 접어든 현재까지 시공사 선정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당초 착공 일정은 이미 넘어섰다.

    더욱이 사업 승인 조건에는 공동주택 입주 시기를 가칭 아라1초등학교 개교 시기와 맞추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라1초등학교는 지난 3일 교육부 승인을 받아 2030년 3월 개교가 확정됐다.  시공사 선정과 계약, 착공이 계속 늦어질 경우 2030년 초 예정된 주택 사용검사 및 입주 일정과 학교 개교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더욱이 사업 지연의 파장은 주택사업에만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영종국제학교 건립 재원 확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IGCD는 인천시가 투자한 인천투자펀드가 100% 출자해 설립한 공직유관단체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관련 사업을 대행하고 있다.

    인천경제청이 외국인 투자자 유치를 추진 중인 영종국제학교는 IGCD의 3단계 주거사업 개발이익 등을 활용해 1500억원 규모의 건축비를 부담하고 학교를 건립한 뒤 인천경제청에 기부채납하는 구조다.

    결국 3단계 주거사업의 착공과 분양, 개발이익 확보가 늦어질 경우 영종국제학교 건립 재원 마련 일정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IGCD로서는 시공사 선정 지연이 단순한 민간 주택사업의 문제가 아니라 인천경제청의 핵심 투자유치 사업 가운데 하나인 국제학교 사업과도 연결되는 셈이다.

    더욱이  착공·일정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요자 이탈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공사 선정이 장기화될 경우 착공과 입주 일정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잠재 수요자들의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여기에 정부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제도 개선에 따른 자기자본 확충 문제까지 겹치면서 IGCD의 사업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호반건설은 소송 취하 이후 다시 입찰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호반건설 측은 최근 IGCD를 방문해 “공공개발사업인 만큼 지자체와 갈등을 이어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회사 차원의 판단에 따라 소송을 취하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다시 입찰에 참여하겠다는 호반건설의 행보를 놓고도 사업 시행자 측에서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확보한 뒤 계약 협상에 실패하고, 지위 해제에는 소송으로 맞섰다가 소송을 취하한 뒤 다시 시공사 경쟁에 나서겠다는 행보가 사업의 안정성 측면에서 적절했느냐는 의문이다.

    계약조건에 대한 이견이나 법적 권리행사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 그러나 대규모 공공·민간 개발사업에서 시공사의 의사결정은 시행사뿐 아니라 금융기관과 협력업체, 지역사회 등 사업 전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사업은 1700가구 규모의 대규모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데다 재외동포와 외국인의 정주 기반을 마련하고 교육시설까지 연계된 사업이다.

    결국 이번 사태는 시공권 확보 자체보다 사업 전체의 안정성과 일정에 대한 책임 있는 판단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호반건설이 재입찰에 다시 참여하더라도 이미 발생한 일정 지연과 비용 부담, 입찰 절차의 혼선에 대한 책임 문제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시공사 선정이 또 다시 지연될 경우 사업 시행자와 지역사회가 떠안아야 할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수 천억원 규모의 인천글로벌시티 3단계 사업이 더 이상의 분쟁과 지연 없이 정상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호반건설을 비롯한 참여 건설사들이 시공권 경쟁보다 사업 전체의 안정성과 공공성을 우선하는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근영 인천글로벌시티 대표는 “시공사 선정 지연으로 금융비용과 운영비 등 사업비 부담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경제적 손실과 공정거래 등에 대한 법률 검토를 거쳐 문제가 확인되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