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군과 피해자간 법령 다툼 치열
  • ▲ 박용철 강화군수가 9일 인천시 강화군청에서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 내 성폭력 의혹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박용철 강화군수가 9일 인천시 강화군청에서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 내 성폭력 의혹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인천 강화군 색동원 내 19명의 성폭력 의혹과 관련한 심층 보고서의 공개 여부를 놓고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피해자 측 공방이 치열하다. 이에 따라 인천 강화군의 ‘색동원’ 피해자 조사보고서 공개가 장기간 미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용철 강화군수는 9일 강화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색동원 등 제3자는 ‘민감정보’ 및 ‘영업상 기밀’을 사유로 (심층보고서) 비공개를 요청했다”며 “3월11일에나 공개 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앞서 강화군은 우석대 연구팀에 의뢰한 시설거주자 19명(퇴소 2명 포함)의 피해자 심층보고서의 부분 공개를 지난달 30일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이달 4일 색동원과 조사기관으로부터 비공개 요청이 접수됐다. 이에 군은 최소한 30일 간격을 둔 3월 11일 이후 정보공개 실시 방침을 세웠다.

    보고서에는 여성 장애인 17명 전원과 퇴소자 2명 등이 입은 성적 피해 진술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는 이곳 시설장 김모씨의 범행 장소로 방과 2층 휴게실 등을 특정했고, 일부는 다른 동료가 김씨로부터 성폭행당하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강화군은 현재까지 정보공개를 요청한 피해자 측 9명에게 이 보고서를 일부에 한해 제공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시기도 확정적이지 않다. 제3자가 군의 정보 공개 결정이 부당하다는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피해자 측은 강화군이 정보공개법을 남용하면서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행정의 투명성을 저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강화군이 정보공개를 놓고 제3자의 의견을 듣는 행위는 필요한 경우에 할 수 있는 '재량적 조치'로, 정보 공개 여부를 결정할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가 아니라고 피해자 측 변호인은 주장했다.

    또한 색동원 심층보고서 내용은 반인륜적 범죄의 실체를 규명하고 피해자들의 권리를 회복하기 위해 작성된 정보로, 정보공개법상 비공개 대상에서 명백하게 제외된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바른 고은영 변호사는 이날 강화군수 기자회견 직후 입장문을 내고  "가해 시설의 비공개 요청을 이유로 보고서의 공개 기한은 사실상 무기한 연기됐다"며 "막대한 국가 예산을 투입해 피해 복구를 목적으로 제작된 보고서를 정작 주인인 피해자가 못 보게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보공개법상 공개 청구된 정보가 제3자와 관련이 있다고 인정되면 바로 통지해야 하는데, 강화군은 (공개 청구 이후) 19일 만에야 통지했다"고 비판했다. 

    고 변호사는 색동원 내 피해 사실을 최초로 진술한 피해자를 대리하고 있다. 

    박 군수는 "이번 사안을 사회적 약자의 인권과 존엄이 침해된 중대한 사안으로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며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무관용 원칙에 따라 시설 폐쇄를 포함한 즉각적이고 엄정한 행정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애인시설에서 성폭력, 폭행 등 인권침해 의혹이 제기될 경우 임시 폐쇄 등 적극적인 행정 조치가 가능하도록 관련 법령과 지침의 개선을 (정부에) 요청했다"며 "수사 당국에도 신속하고 명확한 수사 결과 발표를 요청한다"고 덧붙였다.